법인(法印)이란 법의 표지 혹은 부처님 법의 특징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는 불교라는 책의 표지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게 되실 것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주로 그책의 핵심 주제인 제목이 들어가지요. 바로 그 타이틀이라는 것입니다. 불교의 삼법인 사상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오래전부터 어느 불경에서든 법인사상에 합치되면 이를 부처님의 말씀이라 인정하였고, 만약 법인사상에서 어긋나면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판정하였다고 합니다.
이같은 법인은 3종 또는 4종이 있는데, 이를 삼법인 혹은 사법인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삼법인은 ① 제행무상(諸行無常) ② 제법무아(諸法無我) ③ 열반적정(涅槃寂靜)을 말하며, 이 세 가지 이외에 일체개고(一切皆苦)를 더하여 사법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전에서는 사법인을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 열반(涅槃) 등의 순서로 나열하고 있기도 합니다.
원시경전에서는 삼법인이나 사법인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무상, 고, 무아, 열반 등에 대해서는 많은 경전에서 다루고 있기에 삼법인과 사법인은 후대에 이를 체계화해서 만들어낸 사상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입니다.
(1) 제행무상(諸行無常):제행이란 한마디로 인간이 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무상(無常)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인간이 행하는 모든 것들은 생멸을 반복하면서 계속 변화한다는 뜻이 됩니다. 즉, 무상이란 상주하는 것이 없다, 멈추어 있지 않다의 뜻으로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행위들은 모두 고정되어 있는 실체가 없이 계속 변화하는 무상한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무상하기에 슬픈일도 생기지만 반대로 무상하기에 좋은 일도 생깁니다. 좋은 일이 나쁘게 변하기도 하고 또 나쁜 일이 좋게 변하기도 합니다. 지금 만약 여러분이 시련을 겪고 있다면 그 시련도 곧 변하여 지나가게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반대로 지금 여러분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면 그 또한 변하게 되어 병마와 싸우게 될 수도 괴로움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으니 이에 대비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상은 이렇게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멈추어 있지 않고 항상 생멸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십이연기나 윤회와 같은 순환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좋게 변하기도 하고 혹은 나쁘게 변하기도 하는... 불교의 사상은 모두 이처럼 순환의 논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우주의 법칙이자 세상의 이치인 것입니다.
(2) 제법무아(諸法無我):제법이란 한마디로 우주(宇宙)에 있는 유형(有形), 무형(無形)의 모든 세상 만물을 뜻합니다. 다시말해 무상의 대상이 인간이었다면 무아의 대상은 세상만물인 것입니다. 무아(無我)는 스스로의 존재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시말해 세상의 모든 만물은 본래부터 스스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원인 즉, 연기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괴로움을 겪고 있다면 그 괴로움은 스스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원인이 존재하고 그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3) 열반적정(涅槃寂靜):열반의 경지는 고요하고 청정하며 안정(安定)된 곳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추구하는 궁극의 이상(理想)이 곧 열반적정입니다. 이는 다른말로 해석하면 모든 번뇌와 망상을 없애고 오직 평화와 고요함만이 깃든 경지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모든 번뇌의 불이 꺼진 평온하고 안정적인 마음의 상태를 말하며 이를 우리는 해탈이라고도 말합니다.
(4) 일체개고(一切皆苦) : 인간이 무상(無常)함과 무아(無我)를 깨닫지 못하여 온갖 고통에 빠져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다시말해 인간의 삶은 모든것이 괴롭고 힘들다는 뜻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시작도 바로 일체개고 때문이었습니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생노병사의 4고와 원중회고, 애별리고, 구부득고, 오온성고의 4고를 합쳐 8고로 인해 인간의 삶은 힘든것이라 말씀 하셨습니다.
정리하면 불교라는 책의 표지에 실린 부처님 법의 핵심 주제는 삼법인 혹은 사법인인 것입니다. 인간이 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무상함을 깨닫는 제행무상, 세상 만물은 모두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깨닫는 제법무아, 그리고 이 모든것을 깨닫게 되면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열반적정입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 추가하여 위의 삼법인에 인간의 삶은 모두 고통이라는 일체개고를 더해 사법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인간의 삶은 고통스러운게 기본 즉, 베이직이라는 뜻이 바로 일체개고인 것입니다.
우리가 일체개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행이 무상함을 깨닫고, 제법이 무아함도 깨달아 번뇌를 잠재우고 열반적정에 이르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주제가 바로 불교라는 책의 타이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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